사진/스냅

저 자전거 샀어요^^V [2pics by LX3]

황팽 2009. 8. 16. 22:38
 결론은 자전거 샀어요.
약1달여 전부터 중고장터와 자전거(정확히 말하면 미니벨로)관련 클럽을 죽치고 왔다갔다를 반복한 결과 드디어 미니벨로 한 대 들였어요. 오호호 결론은 이렇게 아름답게 끝나고 기쁜마음으로 얘기 할 수 있는데
과정은 참으로 참혹 할 수가 없었죠.
 지난 주 토요일 퇴근하고 약7시40분쯤 신정네거리라는 태어나서 처음 가본 동네를 자전거 사려고 밝게 되었는데 역시나 너무나 어색한 동네. 판매자분과 자전거에 대해 간단히 얘기 듣고 여차저차 거래를 마치고 그 자전거를 불광동 집까지 이동하는게 가장 큰 숙제였죠. 자전거 산 그 기쁨으로 과감하게도 저는 집에까지 타고 갈 생각을 했죠. 마지막으로 자전거 타본게 5년이 넘은 이 사람이 단지 자전거 샀다는 그 쁨만으로 그런 무모한,
판매자분께 "불광동까지 자전거 타고 가려면 어찌 해야 합니까?" 라고 여쭤보니 "안양천으로 가서 #$%ㅎ#$^%ㄲㄸ^%$게 가시면 됩니다."라고하시더군요. "예에, 그럼 안양천까지는 어떻게 갑니까?"했더니 "쭉가서 오른쪽으로 가서 다시 직진해서 @%$#ㅎㅆ$#ㅆ게 가시면 됩니다." 하시더군요. "아예~"하고 용감하게 자전거에 올라탔습니다. 가방에는 자전거 안장, 페달등 자전거 추가 부속들이 들어 있어 무게도 꽤 무거웠고 또 크로스백이라 자꾸 흘러내리고, 그래도 자전거 샀다는 기쁨으로, 눈누난나.
어찌 물어물어 안양천까지갔죠. 전 안양천까지만 가면 바로 집에 갈 수 있을 거라는 순진한 생각을 했네요.
오랜만에 타는 자전거이고 또 새로 사기까지 했으니 얼마나 신나겠어요. 힘든 줄도 모르고 씽씽
처음 가보는 길임에도 타고난 거리 감각만 믿고 우쭐우쭐 하며 계속 폐달을 밟았죠. 계속 가다보니 여의도 한강공원 나오니 '오, 그래 맞게 온거 같군.' 계속 밝다보니 LG트윈타워 나오고 63빌딩까지 아는 건물이 계속 나오니 '음 역시 잘 가고 있어. 조금만 더가면 되겠군.' 이 때 까지 참을 만 했고 쉬는 시간도 없이 계속 폐달을 밟았죠. 마침 토요일 저녁이고 바람도 살랑살랑 빼어난 한강 야경 감상까지 하고 사진까지 찍는 여유로움
이 때 까지 정말 기분 좋게 씽씽 달렸죠. 계속 달리다보니 한강다리도 몇 개 지나가고 했지만 그게 무슨 다리인지 몰랐고 저는 이쪽으로 계속 가다보면 나오겠지. 라며 그 때까지도 나의 타고난 방향감각만을 맹신하면서,,,,
그렇게 약2시간을 타고 갔는데, 갑자기 표지판에 "잠실 1Km"라는게 눈에 들어오자마자 자전거를 멈췄죠. 그 때부터 'X됐다.' 라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아무리 처음 오는 길이지만 잠실과 불광동은 완전 반대방향이란 것 쯤은 알고 있는데, 다시 반대편으로 자전거를 돌리고 무한 폐달질을 했죠. 그런데 갑자기 '나 밤새 술먹고 새벽5시30분에 잠자고 9시에 일어나 출근하고 점심도 밥도 아닌 냉모밀먹고 저녁도 안 먹었는데,,'라는 생각이 점점 내 정신과 육체를 죄어 오더군요. 그 때부터 급 피곤,,, 경치 좋다고 감탄하면서 지나왔던 길이 순식간에 이렇게 바뀌다니,, 아무튼 여차저차 해서 약4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신정네거리 역에서 불광동까지 왔습니다.
엉덩이 무릎아픈거 빼고 체력적으로 버틴게 신기하더라고요. 약5년만에 타는 자전거를 이렇게 힘들게 하다니
제대로 신고식 치르고 아침에 일어났는데 생각했던것보다 쌩쌩해서 내 체력에 다시 한 번 놀랐고요.ㅎㅎㅎ




아침에 일어나서 점심머고 자전거 놀 현관정리하고 한 컷 안 찍을 수 없겠죠??ㅎㅎ

쨔잔,, 아팔란치아 R2000이라는 모델이에요. 앞으로 이 자전거 보시면 손이라도 한 번 흔들흔들





하이카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