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속을 지배하는

장사꾼은 손님하기 나름??

황팽 2008. 12. 3. 10:01
 저는 장사를 합니다. 따지고 보면 세상 모든 사람이 장사를 하는거라는 평소 철학이 있죠. 하지만 저는 정말 돈주고 물건 파는 그 장사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제 주위에는 항상 장사꾼들이,,, MP3장사꾼, 안경장사꾼, 속옥장사꾼, 아동복장사꾼등 하루종일 셀 수 없는 흥정과 실랑이를 직접 하고 또 많이 목격하죠.

그냥 장사꾼의 입장으로 장사하면서 보고 느낀 것이니 그렇게만 봐주세요.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다는건 아니니 너무 분노하지 마시길^^


제 옆에 한 아저씨 얘기를 해 볼까 합니다.
그 분말에 따르면 자기는 이 장사를 40년 했답니다.
여기서 잠깐,, 이 아저씨 나이가 이제 50좀 넘었는데 40년 했으면 10살 때부터 장사를??
한국 사람들 웬만해서는 20년은 기본인거 아시죠?^^
아무튼 그 40년 한 그 아저씨, 완전 싸움닭입니다. 손님들과 못 싸워 안달난것처럼 원래 옛날부터 한 사람들이 좀 그렇긴 하지만 구경만하고 물건 사지도 않는데 그러면 안 되느니, 왜 사지도 않으면서 구경하느냐(아무리 장사꾼이래도 이런 마인드는 안되긴 하지만 40년전에는 이런 마인드였고 계속 그렇게 살아왔으니 그러려니~~하고 이해합니다.) 하면서 거의 대부분 손님들과 작은 다툼부터 큰 다툼 까지 자주 일어나더라고요. 물론 물건 사면 용서가 되고요. 저도 장사하는 사람으로 그 심정 이해가는데 정도가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하는데 어떻게 유지를 하고 돈벌이가 되는지 신기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는데
어느 날 물건을 사지 않아도 웃으면서 그냥 보내는(?)손님이 있는게 아니겠습니다.
신기한 나머지 속으로 '어 저 사람은 뭔데 사지도 않으면서 저런 웃음을 띄며 보내지??"라는 생각과 너무 궁금한겁니다. 안 그래도 요즘 장사도 안 되고 해서 그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사람얼굴을 잘 기억하는 나는 며칠 후 온 그 손님 얼굴을 알아봤다. 그 손님은 역시 그 가게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함께 물건을 이리저리 구경하더라고요. 그리고 역시 사지도 않고 그냥 가는것이 아니겠어요.
궁금해져 그 사장님께 모르는척하고 물어봤죠.
"어휴 사장님 저 사람은 맨날 사지도 않고 그냥 가요?? 저런 사람 진짜 짜증나지 않아요??"라고 물어봤다.
그러자 사장님은
"음 저 사람은 괜찮아."  
"왜요?? 친척이세요??"  
"아니야, 다른 사람은 물건을 볼 때 사지도 않으면서 온갖 꼬투리란 꼬투리를 다 잡고 가는데 저 사람은 사장님 물건은 참 좋다고 칭찬 하고 가더라고, 그래서 뭐 사면 좋겠지만 사지 않아도 기분이 좋더라고,,,"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됐지만 故최진실씨의 명언이 생각나더라고요.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죠."라는,,,,
그 상황을 보고 얘기를 나눠 보니 그 명언이 사악 떠오르네요.
"장사꾼도 손님하기 나름이구나."라는,,,,,
장사꾼으로서 손님들에게 최선을 다해야 하는건 당연한거라 생각하는데
장사꾼도 하찮은 인간의 탈을 쓰고 있는지라 그렇지 못 하게 하는 손님도 꽤 많이 있습니다.



물건을 팔고도 기분이 별로인 손님이 있고 팔지도 않고 보고 가기만 했는데도 기분 좋게 하는 손님들이 있습니다. 저도 장사한 이후로는 "대접을 받고 싶으면 대접을 하라."는 말을 생각해서 물건을 살 때 거의 깍지도 않고 또 막대하지도 않으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결과는 생각보다 괜찮고 기분도 좋아져요.^&^


*1
저는 약간 고가의 물건을 취급합니다.
얼마전에 한 분의 손님이 오셔서 물건을 보자고 요청하셔서 물건을 보여줬습니다.
물건을 보시면서 "상태가 안 좋다. 셔터 소리가 이상하다. 파인더가 뿌옇다." 등 온갖 꼬투리를 다 잡고 가시는겁니다. 역시나 "잘 봤습니다."라는 말은 속으로 하셨는지 생략하시고요.

*2
아직도 꾸준히 이슈가 되고 있는
예전 용산에서 있었던 "손님 맞을래요?"사건 아시죠?
그 기자가 나름 특종잡아야 되야겠다는 생각에 며칠에 걸쳐 "성인"도 참기 힘들만한 강도의 진상을 피웠다고 합니다. 물론 용산으로 대표되는 장사꾼들의 횡포도 심하고 질타 받을 짓거리도 많이 하는 곳도 있지만 그런 방법으로 유도해 전체의 이미지를 더욱 좋지 않게 시킨거 같아 약간 씁슬하네요.


<손님들의 나쁜면만 얘기했네요. 죄송합니다. 하지만 좋은 손님들이 더 많은거 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