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속을 지배하는

내 어머니 하지만 대부분의 어머니들(3pics by Nikon DSLR D40)

황팽 2009. 1. 3. 13:12
 출근하는 길에 가게에 필요한 물건이 있어 "어머니"께 흔하디 흔한 종이 쇼핑백을 하나 달라고 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흔하디 흔한 종이 쇼핑백 대신 "이게 더 튼튼해."라면서 평소 자주 사용하시는 백화점에서 받으신 장바구니를 건네셨다. 언제 받았는지도 모를 만큼 험하고 쭈글쭈글, 흐물흐물한 그 장바구니는 엊그제 저녁 부쩍 안 좋아진 시력때문에 안경쓰시고 바느질로 기운 그 장바구니였다. 

 "소비는 죄악이다."라고 생각하시는 어머니 밑에서 꽤오랜시간동안 어머니에게 세뇌(?)당해온 나로서도 손잡이가 끊어질 정도면 아무 생각없이 그냥 버릴텐데.

어머니는 그렇지 않았다. 정말 숟가락 두 개만 달랑 놓고 결혼하셔서 세 아들 키우시고 서울에 브랜드 아파트도 사시고 땅도 좀 사시고^^ 우리 부모님 세대와 지금은 모두 다르다 말하는데, 맞습니다. 분명 다르죠. 하지만 기본원칙과 원리는 단 한개도 달라진게 없다는게 평소 생각이다.
부모님의 이러한 근검절약. 값비싼 물건을 취급 하는 나에게 발끝의 떼도 안 될만큼 사소 하지만,
장사하는데, 살아 가는데 시대가 바뀌어도 꼭 필요한 덕목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한 번쓰고 버릴 그럴듯한 쇼핑백보다 볼 품없고 집으로 다시 가져와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어머니가 건네주신 장바구니에 무거운 물건을 넣고 "눈누난나~♪"출근을 했다.

아침부터 그 짧은 시간 오래된 장바구니 하나로 인해 참 많은 생각을 했다.
부모님이 살아 오시고 살아 가시는 방식들,,
구식이고 가끔 말이 안 통한다고 답답 할 때도 있지만
훌륭하고 아름답기까지 한 생활 방식들
존경으로만 그치지 말고 충분히 배우고 익혀야 겠다.



문제의 그 장바구니,,,,



투박한 바느질이지만 충분히 튼튼해 보이고 무거운 물건임에도 끄덕없이 잘 들고 왔다.



오늘은 기필코 얘기 해 봐야 겠네요.
"아버지,어머니 사랑합니다."

얘기 할 수 있게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